수소 가스 자체는 매우 안정적인 물질이다. 우리가 보통 우려하는 바와는 다르게 반응성도 별로 없어서 타 물질과 섞여 있어도 화학적인 변화를 일으키기가 쉽지는 않다. H-H bond = 435.7 kJ/mol 로 높은 편이기도 하고, polarity가 없어서 반응성도 높은 편이 아니다.
다만, 수소는 주변의 분위기와 촉매의 유무에 따라 매우 변화무쌍하다는 특징이 있다. 폭발한계의 농도가 4-74% 정도이고, 공기중에 autoignition temperature 가 500'C 정도임을 볼 때에는 안정적 물질의 범주라 생각되나, 촉매로 인해 H-H bond 가 깨져 atomic H 형태로 되어 있는 상황이 발생하면 촉매상에서 매우 높은 반응성을 띄게 된다. 이것이 hydrogenation의 핵심이다. 그렇다고 우려할 정도의 폭발적 반응을 야기하지는 않는다.
촉매의 수소화 반응 (Hydrogenation) 의 핵심이 바로 이 수소 분자를 얼마나 용이하게 또는 얼마나 제어가 가능한 수준으로 dissociation을 잘 할 수 있도록 할 것인가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반응 조건이 상온에서부터 수백 도씨에 이르기까지, 압력 조건이 상압에서부터 수십 기압에 이르기까지도 수소 가스 자체로는 반응기 내부에서 안정적으로 그 분자 구조를 잘 유지한다. 가스가 공기중에 노출되어 산소가 있는 조건에서는 폭발 범주의 농도가 만들어지고 그 상황에서 마찰과 같은 다양한 외부의 열적 소스에 노출되면 매우 위험한 상황이 만들어지기 때문에, 스팀 처리, 촉매 연소기 등으로 처리를 해야 하지만, 반응기 내부에서는 가열, 가압 등의 조건으로 반응기가 폭발할 것을 전혀 염려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지극히 안정적이다. 산화성 물질과 섞여 있는 것은 좀 다른 경우이니, 이 경우라면 매우 조심해야 한다.
촉매를 이용하여 반응을 하는 목적으로 수소를 사용하는 경우, 이러한 수소의 안정성은 아주 중요한 요소가 된다. 수소의 특성이 안정적이지 못하였다면 수십 기압의 조건에서 또는 수백 도씨의 조건에서 화학반응을 진행하려고 꿈도 꾸지 않았을 터이다. 안정성이 높다는 말은 반응성이 낮다라는 말과 상통할 수는 있으나, 이를 dissociation 한 경우라면 얘기는 전혀 다르다. 플라즈마와 같이 높은 수준의 에너지를 이용하여 dissociation을 할 수도 있으나, 우리의 관심은 촉매이기에 촉매상에서 해리되어 atomic H로 돌아다니는 수소에 초점을 두고자 한다. 안정적인 물질을 반응성이 있는 물질로 만들어 주는 방법의 하나인 촉매 반응! 이것이 우리가 이해하고자 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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